목차
1.
시작 전
2.
개발자가 되기로 결심하다
3.
내일배움캠프에 지원하려고 어제 퇴사했습니다!
4.
내일배움캠프의 장/단점
5.
내일배움캠프 수료 후
6.
부트캠프 선택을 고민중인 당신에게
1. 시작 전
나는 20대에 너무 자유로운 영혼으로 산 나머지
20대 후반에 엄청난 슬럼프가 왔었다.
놀 때는 좋았는데 막상 마음 잡고 취직을 하려니까 늦은 것 같았다.
게다가 졸업도 겨우해서 인서울 4년제 타이틀을 가지고 대기업은 커녕 중소기업에도 서류를 내밀기가 어려웠다. 그동안 뭘했냐고 물으면 답할 자신이 없었다.
자존감은 낮아지고 그래서 서류를 넣으면 들어갈 수 있는 아무 회사 사무직에서 회사생활을 했다. 내가 이정도로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였다면 슬럼프는 오지 않았을텐데 나는 이정도로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였다.
목표를 설정하고 치열하게 달려나가는 성향인데, 목표도 없고 삶에 치열함이라곤 없었다.
그래서 20대후반~30대초반에 걸쳐서 내 자신과 내 인생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고 그 시기에 내가 뭘해야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내가 원하는 삶은 어떤 것인지 많이 생각해봤던 것 같다.
2. 개발자가 되기로 결심하다
그러던 와중에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기획을 할 때 가장 내 장점이 발휘되는 것 같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전문직 또는 기술직을 해야 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 조건을 다 충족하는 직업이 뭔가 생각해보다가 Tech PM이라는 직무를 찾아냈다
내가 Tech pm을 고려할 때만 해도 지금처럼 pm에 대한 수요가 많지는 않았어서 개발자를 하다가 연차가 쌓여야 테크 피엠을 할 수 있는 듯했다. 그리고 개발자를 해도 좋을 것 같았다. 연봉이나 복지도 좋았고 개발 문화도 좋아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처음에는 직장과 병행하려고 했다 ㅋㅋ
지금 돌아보면 정말 멍청한 생각이였는데 이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1) 생계를 지탱해줄 직업이 없으면 공부가 잘 안될 때 멘탈이 너무 흔들릴 것 같았다.
2) 혹시나 실패할 경우 돌아갈 곳이 없을까봐 걱정됐다.
한마디로 실패를 가정에 두고 겁먹은 상태였다.
그러다가 주변 친구로부터 몇개월동안 회사 때려치고 개발 공부에만 매달려도 쉽게 개발자되긴 어렵다 병행할 생각하지마라 라는 이야기를 듣고 부트캠프를 찾아보게 됐다.
3. 내일배움캠프에 지원하려고 어제 퇴사했습니다!
2번 제목은 내가 내일배움캠프에 지원할 당시 셀프인터뷰에서 실제로 했던 말이다.
난 무언가 하기로 결정하면 추진력+열정이 폭발하는 스타일인데, 내일배움캠프에 들어가기로 결정하고 그날 사직서를 내고 그 다음날 퇴사를 했다.
(여기엔 우리 부장님 덕이 컸는데 인수인계는 차차하고 얼른 이 거지같은 회사를 떠나서 너의 꿈을 펼치라고 등을 떠밀어주고 퇴사를 일사천리로 처리해주셨다. 평소에도 빨리 좋은 곳으로 가라고 염불외듯 말씀해주셨던 감사한 분이다.)
그렇다면 내일배움캠프를 왜 선택했냐면,
1) 어처구니없는 이유지만 스파르타코딩클럽이라는 이름이 맘에 들었다.
왜냐면 난 인간 스파르타로 불리던 사람이였기 때문이다. 결심한 이상 스파르타로 하고싶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까 왕초보 코딩교육이라고 써있네? 뭔가 나를 타겟으로 만든 서비스 같았다 ㅋㅋ
2) 항해99를 만든 회사에서 하는 국비지원프로그램이라 믿을 수 있었다.
당시에 항해99 광고가 엄청 많이 나왔는데, 부트캠프중 단연 눈에 들어왔다. 뭔가 진정성이 들어가있는데 가식적이지는 않은 것 같고, 다른 회사들은 전부다 파란계열인데 빨간색 포인트가 시선을 사로잡기도 했다.
그리고 내일배움캠프 1기가 이제 막 시작되어 참고할 포인트가 항해99밖에 없었다. 찾아보니 취업률이 짱높은거라.. 그래서 전체의 50%안에만 들어도 개발자는 무조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ㅋㅋㅋㅋㅋ
3) 1기라서 취업률을 위해서 더 신경을 많이 써줄 것 같았다.
이제 막 시작하는 부트캠프라서 취업률을 내걸 수 없으니, 1,2기에 손을 많이 넣어서 취업률을 쫙쫙 뽑아내지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마루타가 될 수도 있을텐데 이건 확신까지는 아니였고 반반이였다.
4) 4개월반! 제일 중요한건데 부트캠프 기간이 젤 짧았다.
어차피 회사 때려치고 공부할거고 이 기간에는 칩거생활하면서 여기에만 몰두할 생각이었다. 썸남(현남친)이 있었는데 ㅋㅋㅋ 사귀는 것도 유예하고 진짜 죽자사자할 생각이었다.
그러다보니 굳이 9to6로 5-6개월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그냥 쌈빡하게 9to9하고 4개월반만에 끝내자. 취업 준비 하고 어쩌고 해도 6개월 안에쇼부볼 수 있다. 이 생각이 가장 컸던 것 같다.
여차저차 지원서, 셀프인터뷰 등 절차를 마치고 내일배움캠프에 합격을 했다. 코딩 베이스를 확인하는 일은 없어서 그냥 광기에 가득차서 열심히할거라고 하니까 뽑아준 것 같다. 나중에 매니저님한테 물어봤더니 지원하려고 퇴사했다는 멘트가 강렬했다고 하시더라 ㅋㅋ
4. 내일배움캠프의 장/단점
1) 장점
A. 포트폴리오로 쓸 수 있는 운영, 마케팅 경험까지 갖춘 프로젝트
B. 언제나 찾아갈 수 있는 현직 개발자 튜터들
C. 수강 환경
A. 사실 들어가기 전에는 몰랐는데 운영 경험이 없는 프로젝트는 규모가 어떻든 다 토이프로젝트 취급을 당한다는 것을 수료할 때쯤 알았다.
생각해보니까 그도 그럴 것이 어차피 회사에 들어가면 실제 유저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유지, 보수, 개선하게 되는데 만들기만 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운영하면서 피드백받아서 개선할 수 있게 팀마다 기프티콘 50건을 제공해줬던 것이 기억난다.
우리팀은 이 부분을 기록으로 잘남겨두었고 프로젝트 Github issue에다가 피드백 받은 부분, 받아서 개선한 부분까지 정리해서 올려두었었다. 야무지게 잘써먹었음!
B. 그리고 부트캠프에 늘 튜터들이 있는게 당연한줄 알았는데 타부트캠프는 질문을 남기면 서면으로 튜터가 답변을 해준다는 말을 듣고 기절할 뻔 했다. 들어오더라도 하루에 2-3시간 정도 들어오는 곳이 많다고 했다;
사실 내일배움캠프 들어가기 전에 이 점은 모르고 들어왔는데 다른 곳으로 갔으면, 난 부트캠프 수료를 제대로 못했을 것 같다.
(어이없는 질문에도 다 대답해주심.. 지금 돌이켜생각해보면 너무 어이없는 질문이 많았다)
실시간으로 질문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긴 한데, 이 부분은 어차피 시간이 지나서 실력이 쌓이면 대체로 동료 팀원들이랑 해결하는 점이 더 많아진다. 굳이 튜터님 안찾아가도 될만큼 수준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튜터님이 넘나 필요한 이유는 멘탈관리때문이다.
난 진짜 힘들고 불안할 때마다 튜터님들을 찾아갔던 것 같다. 현업 개발자한테 쓴소리 또는 칭찬을 들어야 정신이 차려졌기 때문이다 ㅋㅋ
C. 100% 온라인 환경에서 진행하다보니 쓸데없는 곳에 시간을 안써도 되는 것이 너무 좋았다. 사실 처음에는 온라인으로 하면 집중을 잘못할까봐 오프라인 부트캠프도 찾아봤었는데 경기도민인 내가 서울까지 왔다갔다하기는 너무 힘들 것 같았다.
실제로 해보니까 프로젝트 기간에는 밤새고 그럴 때도 많은데 씻고 자리에 앉아서 공부하면 되고 이동시간이나 식사시간도 거의 들지않아서 너무 좋았다.
(공부 다 하고 양치하고 바로 잘 수 있다는 것도 개꿀)
2) 단점
1기라서 더 신경써줄 것이라는 내 믿음은 보기좋게ㅋㅋ 깨졌다. 실제로 1기라서 시행착오가 더 많았다
그리고 지금은 6기 진행중인걸로 아는데 그사이에 선택지도 많이 늘고 커리큘럼도 많이 좋아졌다. 솔직히 배가 아프다.. 그럼에도 정신승리를 조금 해보자면, 시행착오를 많이 할 수 밖에 없던 기수였기에 튜터님들과 더 돈독했던 것 같고 동기들과도 이런저런 문제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어 고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결국 나의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믿고싶다 ㅎㅎ
5. 내일배움캠프 수료 후
개발자로는 3개 회사에서 입사제안을 받았고 그중 1곳에서 최종합격 연락을 받았다. 그리고 운이 좋게 가고싶었던 회사에서 PM제안을 받았는데 그곳에서도 최종합격 할 수 있었다. 테크PM은 아니지만 비슷한 결의 일을 하는 PM직무라서, 난 PM을 선택했다. 동기들도 보면 제일 잘나가는 동기는 벌써 연봉이 6천중반이라고 한다 (우리는 22년 4월에 수료했다!)
포기하지않고 열심히했던 동기들은 다 취업을 했다. 실제로 실력이 부족했어도 열심히했던 동기들같은 경우에는 개발자는 아니여도 IT회사로 다 쏙쏙 잘들어갔다. ㅎㅎㅎ 솔직히 내배캠을 할 때는 불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웃풋을 보니 왜 부트캠프를 가는지 이해가 간다.
6. 부트캠프 선택을 고민 중인 당신에게
호언장담하는데 당신이 아무리 똑똑하고 개발천재여도 혼자하는 것보다 부트캠프를 가는 것이 무조건 이득이다.
개발천재가 아니라면 더더욱 독학은 안된다.
요즘은 국비지원부트캠프가 많아서 메이저 코딩회사들은 다 KDT 부트캠프를 하는 것 같다. 어차피 크게 차이없고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기때문에, 국비지원을 추천한다. 부트캠프는 공부를 하기 위한 인프라가 다 깔려있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그냥 공부만 하면 된다.
공부를 할 생각이 없는 사람, 떠먹여주길 바라면 걍 개발자를 하면 안된다. 근데 의지와 욕심이 있는 사람은 공짜로 주어진 인프라를 활용해서 공부하면 된다. 내일배움캠프는 튜터를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많고, 매니저나 튜터들이 커리큘럼 개선이나 운영 개선을 위해서 이것저것 많은 시도를 하는듯하다.
기수를 거치면서 업데이트가 많이된걸 보니 그런 것 같다. 이래서 기수가 어느정도 쌓인 곳을 가야하나보다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쨋든 난 1기로 원하던 직무전환 잘해서 잘지내고 있기 때문에, 크게 아쉬움은 없긴하다